솥밥 아니고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
최근 솥밥이 인기인지 솥밥 맛집으로 소개받고 지인과 함께 찾은 레스토랑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전문점에 더 가까웠다.
기억하기로 테이스팅 디너 코스는 17만원이었는데, 양이 굉장히 많다는 서버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단품을 맛보기로 하였다.
우리는 메인으로는 안심과 채끝, 애피타이저로는 제철 관자요리, 그리고 두 가지 솥밥을 주문하였다.
주문을 하면 스테이크를 구워주고 서빙을 도와주는 전담 셰프가 플레이트에 고기와 야채를 내오고 화로를 달군다.
스테이크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웰컴디쉬인 땅콩호박수프와 보리밥무침 위에 올려진 과자 요리를 맛보았다.
관자야 신선하기만 하면 실팰할 확률이 낮은 편이고, 수프는 생각보다 썩 맛있었다.
스테이가 다 구워지면 레스팅하는 동안 채소를 굽는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보고 있는 것이 꽤 허기지기 때문에 보통은 식전주를 마시고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술을 주문하지 않았으므로 애피타이저를 먹어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처음 나온 것은 채끝에 구운 애호박과 대파였다.
장내가 아주 시원한 편이기 때문에, 스테이그가 따뜻할 때에 얼른 다 먹고 그 후 채소를 먹어야 했다.
2주간 드라이에이징된 채끝에서는 부드러운 우유향과 치즈향이 풍길 거라는 설명을 받았고 맛도 딱 그와 같았다.
다음은 4주간 숙성했다는 안심이었다.
드라이에이징을 하면 수율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에 양이 적어지는 게 당연하지만, 가격 대비 정말 양이 적긴 하다.
다행히도, 솥밥까지 쳐낼 계획이 있었으므로 일단 맛 자체에 집중하였다.
구워주신 가지와 표고 버섯은 찮았는데, 피클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쿰쿰한 향이 나서 한 번 맛보고 다시 먹지 않았다.
스테이크를 끝낸 후 각자 솥밥을 하나씩 시켰다.
일행은 트러플 등의 버섯이 들어간 솥밥을 먹었고, 나는 트러플 향을 선호하지 않아 일반 솥밥을 먹었다.
쌀밥을 먹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외식할 때는 맛있게 조리된 좋은 쌀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갈은 마, 명란젓 1미와 오만둥이 젓갈을 비롯한 간단한 찬이 함께 나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솥밥 맛집이라는 데에는 조금 동의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 평범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여튼 맛있는 밥이었다.
미식가인 일행이 재방문의 의사가 있음을 밝힐 정도로 꽤 만족스런 식사였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인상이었다.
고기 품질은 사실 가격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고 드라이에이징이 저렴한 메뉴가 아니기 때문에, 고기를 좋아하는 대식가에게는 이곳의 스테이크나 솥밥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다만 양이 많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좋은 숙성고기 다이닝을 경험하기에 꽤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재방문하게 된다면, 애피타이저는 생략하고 마무리 식사는 한 종류만 시켜 일행과 셰어하는 편을 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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