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in Paris

파리 맛집 | Mắm From Hanoï - 베트남 쌀국수 | Rue de Cléry

뭐할 2023. 9. 5.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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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인생  쌀국수

 

이번에 파리에 머물면서 두 번을 갔던 유일한 식당은 예정에도 없었던 작은 베트남 쌀국수 레스토랑이었다. 

 

몇몇의 프랑스 유학생 출신들로부터 파리 쌀국수에 대한 소문을 들은 바가 있어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볼 의사가 있긴 했고,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도 이미 알려진 복수의 음식점을 저장해놓기도 했었다. 

 

그러나 막상, 구글 평점이 무려 4.9나 되는 이 레스토랑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굳이 찾아갈 생각도 그닥 없었더랬다. 

점심, 저녁 각 2시간 반씩만 여는, 동네에 새로 생긴 식당이, 도대체 무슨 쌀국수를 어떻게 팔길래 하나같이 "the best pho in paris"라고들 엄지를 치켜 올리는 것인지, 예약도 되지 않는 이곳을 12시 오픈 시간에 맞추어 처음 이곳을 찾아갔다.  

(참고로 나는 예약되지 않는 레스토랑을 찾는 일이 드물고, 맛집이라도 줄을 설 에너지가 부족해 차라리 배달이나 포장으로 퉁치는 편이다.)

 

출처: https://www.sortiraparis.com/en/where-to-eat-in-paris/restaurant/articles/291993-mam-from-hanoi-the-vietnamese-restaurant-where-to-eat-a-good-pho

 

나는 분명 12시에 맞추어 갔는데 매장 안에는 이미 세 팀의 손님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작지만 세련되고 코지한 붉은 톤의 인테리어가 꽤 인상적이었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여 자료 사진으로 갈음한다. 

앉으면 불어와 베트남어만 가능한 직원이 메뉴판을 가져다 주는데, 영어는 제공되지 않았으나 일단 다행히도 메뉴가 단 4가지뿐이었고, Nem, Pho 같은 메뉴와 짧은 프랑스어를 통해 무슨 메뉴인지 유추할 수 있었다.

 

비교적 간소한 메뉴

 

나는 넴(짜조/스프링롤)과 소고기 쌀국수를 주문했는데, 0.5유로가 더 비싼 TÁI CHÍN 은 소고기를 미디엄레어로 요리한 쌀국수라고 한다.

주문을 하고나니 겨우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모든 테이블이 다 찼고, 밖에 대기줄까지 생겨났다. 

소위 관광객 관광객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상 나뿐이었으며, 매장 내 모든 이들이 프랑스어로 대화중이었다. 

영어 메뉴판을 만들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미친 식감의 스프링롤

일단 넴이 먼저 나왔는데, 갓 튀겨내 뜨겁고 크리스피하며 꽉 찬 속의 감칠맛과 재료의 식감이 다 느껴졌다.

베트남에서 현지의 짜조를 접했을 때도 적잖이 놀라운 맛이라 느꼈었는데, 간이 적절하고 식감을 다 살려낸 훌륭한 요리라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그만큼 정말 훌륭한 스프링롤이었다.

매장 내 인원들은 함께 나온 풀로 쌈을 싸 먹고 있었는데, 프랑스인들의 베트남 음식에 적잖이 익숙한 것 같았다. 

 

미친 맛의 쌀국수

 

이윽고, 쌀국수가 나왔다. 

24시간을 푹 고았다는 육수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와 적당한 바디감을 지니고 있었다. 

국수의 양은 매우 적었고 대신 적당하게 익힌 부드러운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는데, 입에 들어가는 모든 순간이 다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부터 한국 베트남을 거치기까지 쌀국수에 대한 경험이 얕지 않다고 생각해왔었다.

어느 추운 겨울 스키장에 다녀와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먹었던 미국식 쌀국수에 대한 강렬한 기억이나,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크고 작은 식당에서 맛본 베트남 현지 쌀국수에 대한 경험도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파리 한 골목에서 인생 쌀국수를 만나게 될 거라는 상상을 해본 적도 없다.

그만큼이나 이 식사는 꽤 충격적이었고, 그래서인지 이 후에 친구와 함께 다시 이 식당을 찾았고, 나는 같은 메뉴를 먹었으며, 파리에 다시 가게 된다면 굳이 또 찾아갈 의향까지 얻게 되었다.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보니 지금은 temporary closed 상태였고, 인스타에도 긴 공지글과 팔로워들의 응원이 올라와 있었다.  

한편, 홈페이지에서는 메뉴판이 리뉴얼되어 있었는데, 비건 음식을 더한 것 같았다.  

 

베트남 느낌이 물씬 드는 고감도의 웹사이트도 꽤 보는 재미가 있어 아래 첨부하였다.  

 

https://mamfromhanoi.com

 

mắm

 

mamfromhano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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