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레스토랑 | Lei Garden - 베이징덕 | 차임스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북경오리 맛집 

싱가포르는 중국 화교가 건너와 정착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중국식문화의 지대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곳곳의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프리미엄 레스토랑으로 발전하는 데에 일조했다고 한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여러 미슐랭 레스토랑이 차이니즈였다.

 

우리가 머문 숙소의 도보 거리에 북경오리로 유명한 Lei Garden(레이가든)이라는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다고 하여, 사전에 예약하지 않았지만, 오픈 시간에 맞춰 체크해보고 덜 기다려도 된다면 식사를 하기로 했었다. 레이가든은 차임즈(CHIJEMES)라고 하는 싱가포르의 관광면소이자 19세기 말 수도원을 개조한 복합단지에 위치해있다. 

 

여느 장소와 같이 맵의 도움을 받으면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여러 그룹의 대기자들이 입구 밖의 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냥 갈까 하다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물어라도 보자는 심정으로 들어가서 리셉션과 대화를 하면서 2명이고 자리는 크게 상관 없고 식사만 얼른 마치고 나갈 거라고 하니 선뜻 흔쾌히 올려보내주었다. 개인적으로 오픈런이 불가피한 여러 매장에서 1인 찬스를 수혜한 경험이 몇 번 있는데, 어디서든 일단 대화를 해보면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느낀다. 

 

https://chijmes.com.sg/directory/lei-garden-restaurant/

Lei Garden Restaurant - CHIJMES

 

하지만 식사 인원이 적으면,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없다는 단점도 안고 가야 하는 법. 

다행히 이곳은 음식의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호기롭게 두 종류의 딤섬과 추천받은 두 가지 메뉴를 주문했다. 

가장 기본적인 선택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하가우와 샤롱바오가 되는 것 같다. 

완전히 다른 맛과 식감을 통해 일단 다양성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가우는 딱 기대한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새우가 너무 탱글탱글하면 거부감이 드는데 새우의 육질도 적절히 느껴지고 간도 세지 않아 좋았다. 

 

샤롱바오를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먹어보면 취향에 부합하는 레스토랑인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것 같다. 

이곳의 샤롱바오는 신기하게도 느끼하지 않고 고기 속도 적절했는데 예상보다 따끈하지 않아 감흥이 덜했던 것 같다. 

다른 딤섬도 시켜보고 싶었지만, 다행히 메인 메뉴가 바로 나왔다. 

 

먼저 맛본 크리스피 삼겹살은 껍질이 바삭하고 고기가 부드러워 감탄이 나오는 맛이었다. 

9조각으로 나뉘어 나오나 절대적 양이 많지 않아 작은 조각을 하나 하나 음미하기에 좋았으며, 무엇보다 그냥 맛있었다.

 

이곳이 특히 잘 한다는 북경오리는 반마리를 주문했더니, 내어와 보여준 후 껍질을 등분하여 전병에 싸서 갖다줬다.  

나머지 고기 부분 프라이드 라이스로 주문했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볶음밥이 나온 이후로는 배가 불러서 사진을 못 찍었다. 

우리는 비록 다 먹지 못하고 일어섰으나, 양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볶음밥까지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을 듯하다.

전체적으로 맛이 깔끔하고 자극적이지 않으며 간도 적절하여 오랜만에 건강에 나쁘지 않은 느낌의 중식을 먹은 것 같았다.

또 싱가포르에 가게 되면 재방문의 의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