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식재료의 향연
로마로 향하는 여행자라면 누구든 음식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이탈리안 푸드는, 각 나라에서 대중화 및 보편화되면서 일종의 상상 가능한 피자와 파스타의 전형을 만들지 않았는가 싶다.
이번 로마 여행을 함께 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Roscioli는 로마 기반의 고급 식재료상이며, 취급하는 양질의 식재료를 활용하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Roscioli를 검색하면 레스토랑뿐 아니라, 식료품점이나 카페도 함께 나오는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Rimessa Roscioli로 와인 테이스팅이나 다이닝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우리는 디너를 선택했었다.
그리고 우리가 선택한 것은 65유로 상당의 테이스팅 메뉴로 5가지 코스에 각기 다른 와인이 페어링 되는 놀라운 가성비의 메뉴였다.
참고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말하면 55유로에 같은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메뉴를 주문하면 테이블 위에 5가지의 와인잔이 놓이는데 그때부터 이미 즐거움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겠다.
가장 처음 나오는 것은 치즈와 햄 셀렉션이었다.
3종의 생햄과 3종의 치즈가 나오는데 페어링 없이도 입안이 즐거워지늩 훌륭한 식재료를 경험할 수 있었다.
사진에 찍히지는 않았으나 빵과 함께 나온 올리브유는 이번 여행 중 접한 모든 올리브유 중에 단연 최고였다.
다음은 파스타가 서브된다.
Casio e Pepe 라는 메뉴인데, 하며 따뜻한 파스타를 페코리노 치즈에 넣고 버무려 후추를 뿌려 완성하는 로마의 로컬 파스타라고 한다.
참고로 casio는 치즈를, pepe는 후추를 뜻한다고 한다.
비교적 단순한 플래이버와 짭짤함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맛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먹었던 Casio e Pepe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풍미도 좋았다.
생각보다 꽤 양이 많은 파스타를 다 끝내고 나니, 다음 메뉴로 미트볼이 하나씩 나왔다.
단품으로 미트볼 디쉬를 주문하는 다른 테이블을 보며 설마 저렇게 크게 내어줄까 싶었었는데, 사진으로 보기보다 훨씬 더 큼지막하다.
나는 간고기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이 많아 미트볼이나 떡갈비, 타코, 고기만두 등을 피하는 편인데, 이곳의 미트볼은 속이 불편하지 않고 식감도 썩 좋았다.
무엇보다, 치즈 - 크림 - 토마토 소스로 이어지는 베리에이션이 꽤 맘에 들었다.
다음은, 숙성치즈가 나온다.
애피타이저 치즈가 나왔는데 굳이 숙성치즈가 나오는 이유를 처음에는 알 수 없었으며 생소한 숙성에 대한 우려도 있어 사실 기대가 크지 않았었다.
그러나 맛을 보고 일단 상상과 전혀 다른 식감과 풍미에 놀랐고 그 다음엔 흡사 디저트를 먹는 것과 같은 종류의 녹진하고 고소한 맛에 감탄하게 된다.
왜 이것이 꽤 해비한 식사를 마무리하는 하나의 코스가 되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었달까.
실은, 온라인으로 구입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현장에서 구입하지 않고 나온 것이 후회될 정도로 이 숙성 치즈의 경험이 놀라웠다.
혹 이 블로그를 보고 로씨올리를 찾게 되는 이가 있다면, 숙성 치즈를 경험해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마지막 메뉴는 복숭아 조림을 올린 리코타 치즈와 티라미수였다.
어마어마한 숙성 치즈를 먹은 이후여서 큰 기대가 없었으나 고맙게도 디저트 역시 훌륭하였다.
사실상 2인 20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이렇게 멋들어진 식문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 따뜻한 저녁이었다.
돌이켜 보니, 로씨올리 코스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치즈였던 것 같다.
다양한 고품질의 치즈의 베리에이션 및 활용이 훌륭한 다이닝 경험을 자아냈던 것이라 보며, 이태리 음식의 어떤 진가를 찾아낸 느낌마저 받을 수 있었다.
Rimessa Roscioli Rome | Wine & Food Experience in Rome
Rimessa Roscioli Rome is a unique wine & food experience located in the heart of Rome, where you can dine, taste & learn from culinary & wine experts
www.rimessaroscioli.com
나만 알고싶은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좋은 식재료와 좋은 다이닝을 더 많은 한국인들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